[한국지방정부신문=김미숙 기자] 작은 바퀴들이 10년 동안 서울의 일상을 연결했다. 서울특별시(시장 오세훈)가 운영하는 공공자전거 ‘따릉이’의 누적 이용 건수가 2억 5천만 건을 넘어섰고, 누적 회원 수는 약 506만 명에 이르렀다.

2015년 10월 정식운영을 시작한 이후 현재 서울 시내 약 2,800여 개 대여소에서 약 4만5천 대가 운행 중이며, 최근 1년만 해도 4,385만 건이 이용되는 등 출범 초기보다 이용이 수백 배 늘어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수치는 도시 대중교통 체계에서 공유자전거가 ‘보완적·대체적’ 이동수단으로 자리를 잡았음을 객관적으로 보여준다. 

서울시의 따릉이는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단순한 공유자전거를 넘어 도시의 일상과 여가, 관광 수요를 잇는 ‘작은 인프라’로 자리매김했다.

서비스 확장(3시간권·가족권), 안전성 강화(탑튜브·체인가드), 민간 협업 정비망, 그리고 공개된 이용데이터의 정책적 활용은 공공모빌리티의 성공적인 운영 모델을 제시한다.

앞으로도 데이터 기반의 배치 최적화, 이용자 편의 결제 연계(이미 티머니GO·토스 등 민간앱 연동 확대 중)와 함께 안전 장치 확대 등은 따릉이가 지속적으로 공공교통의 핵심 축으로서 역할을 확대해 가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이용권의 다양화...장시간·가족 단위 이용 수요에 맞춘 서비스 확장

서울시는 도입 10주년을 맞아 11월 13일부터 기존 1시간·2시간 일일권에 더해 ‘3시간권’을 새로 출시했다.

3시간권은 한 번에 최대 3시간을 연속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한강공원·도심 공원 등에서 장시간 이동이나 레저 목적으로 따릉이를 이용하던 시민들의 반납·재대여 번거로움을 줄이려는 조치다.

아울러 올해 4월 도입된 ‘가족권’은 부모가 구매하면 만 13세 미만 자녀도 보호자 감독하에 이용할 수 있게 해 가족 단위 주말 이용을 활성화했고, 도입 후 9월까지 약 3만 건의 가족권 이용이 집계되는 등 초기 반응이 양호했다.

이 같은 이용권 확장은 단순한 요금·시간 변화가 아닌, 공유자전거를 ‘도심형 레저’와 ‘가족 여가’의 한 축으로 브랜딩하려는 서비스 설계의 변화로 볼 수 있다. 

안전 · 정비 · 운영 체계의 동시 진화...기술과 협력이 만든 신뢰

따릉이는 단순히 대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이용 안전과 정비 체계도 체계적으로 보강해 왔다.

기존 L자형 프레임을 탑튜브형으로 바꿔 내구성과 주행 안정성을 높였고, 체인 이탈·의복 끼임 등을 방지하는 ‘체인가드’ 장착도 본격화하고 있다.

또한 서울시설공단의 전문 정비 인력과 함께 지역 민간 자전거 점포 80개소, 지역자활센터 등과의 협업으로 고장·파손 대응 속도를 높였으며, 폐기 예정 자전거에서 안전성이 확인된 부품을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예산 절감과 자원 순환 효과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복합적 정비·관리 체계는 ‘공공성’과 ‘효율성’을 연결하는 운영 실무의 성과로 평가된다. 

출퇴근 수단에서 관광·레저까지...‘K-컬처’와 연계된 관광 소비 패턴과도 맞물려

서울시가 공개한 이용 데이터는 따릉이가 ‘단일 목적’의 서비스가 아니며 시간대·장소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평일에는 출근(07~09시)·퇴근(17~19시) 시간대 이용이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해 통근·통학 수단으로의 역할이 분명한 반면, 주말에는 오후(13~18시) 이용률이 약 41.9%에 이르러 여가·관광 수요도 크게 늘었다.

심야(00~06시) 이용 비중도 일부 존재해 대중교통의 운영 공백을 보완하는 이동수단으로도 기능한다.

특히 해외 관광객 이용 건수 역시 2019년 대비 약 2.5배 증가하는 등 ‘K-컬처’와 연계된 관광 소비 패턴과도 맞물리고 있다.

공개된 대여·반납 데이터는 도시계획·교통정책 설계에 중요한 근거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따릉이’의 가치, 상권과 문화시설로의 유입 촉진...'사회적·환경적 효과' 더욱 증폭

도시교통과 공간정책을 연구하는 학계의 평가도 일관되게 긍정적이다. 서울대·연구기관의 분석은 공공자전거가 특정 지역·시간대의 교통 취약을 보완하고, 단거리 이동 수요를 흡수해 대중교통·자동차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음을 수치로 뒷받침해 왔다.

또한 대여소 중심의 사회네트워크 분석 연구들은 따릉이가 도심 내 접근성·연결성을 높여 상권과 문화시설로의 유입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고 결론지었다.

이들 연구는 따릉이의 단기적 인기 현상을 넘어 ‘지속 가능한 도시 이동성’으로서의 제도적·인프라적 정착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학계는 특히 공개 데이터의 활용과 지역 맞춤형 배치·운영이 향후 따릉이의 사회적·환경적 효과를 더욱 증폭시킬 핵심 요소라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