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광의 산업유산과 태백·정선·삼척의 자연이 한 줄로 엮이다

- 국토교통부의 첫 공식 ‘관광도로’ 지정, 지역경제 활력의 마중물로 기대

한편으로 잊힌 산업의 기억을 되살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밤하늘 아래 새로운 경험을 팔며 지역을 변화시킬 잠재력을 안고 있는 ‘별 구름길’이 폐광의 기억을 관광의 서사로 다시 태어난다. (자료=강원도청)
한편으로 잊힌 산업의 기억을 되살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밤하늘 아래 새로운 경험을 팔며 지역을 변화시킬 잠재력을 안고 있는 ‘별 구름길’이 폐광의 기억을 관광의 서사로 다시 태어난다. (자료=강원도청)

[한국지방정부신문=김미숙 기자] 한편으로 잊힌 산업의 기억을 되살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밤하늘 아래 새로운 경험을 팔며 지역을 변화시킬 잠재력을 안고 있는 ‘별 구름길’이 폐광의 기억을 관광의 서사로 다시 태어날 예정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강원특별자치도(도지사 김진태)의 ‘별 구름길’이 13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5년 대한민국 관광도로’ 최종 6개 노선 가운데 하나로 선정되었다.

이번 지정은 지난해 도로법 개정(2024년 10월) 이후 정부가 처음으로 공식 지정하는 관광도로 선발로, 전국 17개 광역·기초 지방정부가 제출한 총 35개 노선의 치열한 경합을 뚫고 이루어진 쾌거다.

이번 정부 지정은 그 가능성에 대한 첫 공식적 인정이며, 강원특별자치도와 지역 공동체가 이를 어떻게 콘텐츠로 연결하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별 구름길’은 단순한 드라이브 코스를 넘어 대한민국 관광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다

길의 구성과 스토리텔링, 폐광의 시간과 밤하늘의 풍경을 연결하는 100km

‘별 구름길’은 정선 아리랑시장을 출발점으로 삼아 화암동굴, 만항재, 태백 구문소, 철암 탄광역사촌을 거쳐 삼척의 미인폭포까지 이어지는 약 100km 구간으로 구성된다.

이 노선은 한편으로는 한국 산업화의 흔적이자 지역 공동체의 기억인 폐광 관련 산업유산을 품고, 다른 한편으로는 고산 지형과 해안에 이르는 다채로운 자연·지질 경관을 엮어낸다.

선정 심사에서 ‘별 구름길’은 단순 드라이브 코스가 아니라 ‘폐광지의 역사 체험’과 ‘현대적 감성(힙트로·Hip-tro) 재해석’을 결합한 독창적 스토리텔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심의위원들은 각 구간이 제공하는 체험의 깊이와 다양성을 특히 주목했다. 

국비 지원·표지 설치·통합홍보...‘도로’에서 ‘브랜드 관광루트’로의 전환

국토교통부는 관광도로로 지정된 구간에 대해 공식 안내표지 설치, 국가 차원의 통합 홍보·마케팅 지원, 편의시설 확충 및 경관 개선 사업 등 다양한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강원도는 이 같은 정부 지원을 발판 삼아 ‘별 구름길’을 지역을 상징하는 명품 루트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강원도 측은 이미 ‘관광도로 전담부서’ 신설과 지역 브랜드(강원 네이처로드) 활성화를 통해 선제적으로 준비해왔으며, 도는 12월 국토부의 최종 지정·고시 이후 본격적인 관광객 맞이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제도적·재정적 뒷받침은 단순한 표지판 설치를 넘어 ‘길을 매개로 한 체류형 관광’과 지역 소비 증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길을 관광자원으로 지정하고 체계적으로 가꾸는 전략은 학계와 정책연구에서도 지역 경제 활성화 수단으로서의 타당성이 입증되어 왔다.

교통 접근성 개선과 관광 인프라 정비는 방문객 지출을 늘리고 숙박·식음료·체험산업 확대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으며, 지역 내 관광사업체 증가가 곧 관광지출 증가로 연결된다는 연구결과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로써 ‘별 구름길’의 지정은 폐광지역의 역사·자원을 체계적으로 상품화함으로써 지역 일자리 창출과 소상공인 수익 개선 등 실물 경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교통·경관·콘텐츠가 통합된 ‘루트 단위’ 개발은 체류형 관광을 유도해 단발적 방문을 장기적 체험 경제로 전환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지역이 말하는 가치...‘기억’과 ‘미래’를 잇는 관광의 언어

이종구 강원특별자치도 건설교통국장은 이번 선정에 대해 “강원도가 전국에서 가장 먼저 관광도로 전담조직을 꾸리고 ‘강원 네이처로드’ 브랜드를 준비해온 노력이 인정받았다”고 평가하며, ‘별 구름길’을 “과거의 아픔을 넘어 현재의 희망, 그리고 미래의 별이 공존하는 길”로 규정했다.

도는 특히 자동차 여행자가 길에서 느끼는 ‘로드 스케너리(Road Scenery)’를 강화해, 지역의 자연과 문화를 길 자체로 담아내는 작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 같은 지역의 의지는 선정 효과를 단기간의 홍보성과로 끝내지 않고 중장기적인 지역관광 재생 전략으로 연결하려는 실천적 의지로 읽힌다. 

한편, 이번 6선에는 강원의 ‘별 구름길’ 외에도 제주 ‘구좌 숨비해안로’, 경남 ‘함양 지리산 풍경길’, 전북 ‘무주 구천동 자연품길’, 충북 ‘제천 청풍경길’, 전남 ‘백리섬섬길’ 등이 포함되어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를 통해 ‘길’ 자체를 관광자원으로 체계화하겠다는 정책적 비전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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